협동조합 Q&A
책으로 전하는 서점들의 이야기 ‘춘천서점협동조합’
춘천서점협동조합 대표님이 책의 공간 공지천제빵소에서 들려주시는
각각의 다채로운 역사를 가진 서점들이 모여 만드는 새로운 가치, 새로운
도전
춘천의 네 서점이 펼쳐 나가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공지천제빵소
내부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Q. 춘천서점협동조합과 대표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춘천서점협동조합은 춘천의 광장서적, 데미안 서점, 춘천문고, 그리고 홍천의 열린문고가 함께하고 있는 서점 협동조합입니다.
저는
21년째
춘천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광장서적의 대표이자, 춘천서점협동조합의 대표 송규철이라고 합니다.
Q. 서점들이 왜 협동조합이라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A. 저희 서점끼리는 원래 경쟁업체였습니다. 그런데 서점 운영이 어려워지자 서로 협력을 할 필요가 생겼어요.
하지만 일반 법인이나 회사 설립으로 협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각자 사업을 운영하며 협력하는 형태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협동조합을 택하게 되었어요.
협동조합에는 독식도 일방통행도 없고, 의견 차이가 있으면 토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협동조합을 만들었더니 경쟁자였던 조합원들이 각자 자기 사업을 하며 얻었던 노하우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협동조합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협력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춘천서점협동조합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세요.
A. 주로 하는 일은 온라인 학습참고서 전문 판매 사이트 ‘CCbooks’ 운영입니다.
CCbooks의 CC는 춘천의 이니셜인데, 춘천의 온라인 지역서점이라는 뜻이지요.
지역서점이라고 해서 춘천에만 책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오픈이 되어있지만 아직 준비 중이에요. 조만간 주문을 받기 시작할 예정입니다.
CCbooks 홈페이지 ⓒCCbooks
Q. CCbooks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A. CCbooks는 코로나 때문에 침체된 참고서 판매를 활성화해보려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대형서점과는 달리 저희 CCbooks는 학습참고서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참고서라는 건 교과서와 비슷하게 생긴 설명서인데,
여러 출판사에서 만든 다양한 인증교과서들이 있잖아요? 각 교과서에 따른 참고서도 따로 존재합니다.
이런 참고서가 전국 단위 대형 홈페이지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막혀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서점 홈페이지는 비교적 자유로워요.
그래서
대형서점에는 팔지 않는 자습서와 문제집까지도 전문적으로 판매한다는 게
CCbooks의 장점입니다.
Q. 협동조합을 하시면서 힘든 일은 없으셨나요?
A. 저희가 운영하는 CCbooks는 원래 3월 오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배송비로 최저가를 생각했는데, 택배사의 입장은 다르더라고요.
고객 분들이 10,000원 이하로 책을 구매하시면 배송비 때문에 적자가 나서 온라인 도서 판매로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희만의 장점을 살려 판매 사이트를 운영한다면 잘 팔릴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Q. 협동조합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조합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소하고 합의된 결정을 내리는 과정입니다.
협동조합에서는 의견 차이가 있으면 서로 충분히 논의를 하고, 최종 변론이 끝나면 다수결로 결정을 내립니다.
저희의 경우 한번 결정이 나면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사람도 결과에 흔쾌히 따라줍니다.
이렇게 조합원들이 모두 협력을 중요시하고, 이로써 원활한 협동조합의
운영이 가능해질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Q. 협동조합을 하시면서 개인적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A. 먼저, 잃은 것은 시간입니다. 광장서적을 운영하면서 춘천서점협동조합의 대표 업무도 맡으려니 많이 바빠졌습니다.
반면에 시간을 희생해서 얻은 것은 조합원 간의 우정입니다.
예전에는 서점끼리 경쟁심리가 강했는데, 협동조합에서 함께 협력하다 보니 돈독한 사이가 되더라고요.
협동조합에서의 우정이 굉장히 가치 있다고 느낍니다.
공지천제빵소의 빵 진열대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Q. 나에게 서점이란
[ ]이다. 빈칸을 채워주세요.
A. 책을 만드는 건 출판사고, 책을 읽는 건 독자죠. 서점은 둘의 중간에 선 전달자의 입장입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것이 서점의 역할이자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가 책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매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전달을 위해 어떤 코너는 페미니즘 책만 진열하기도 하고, 어떤 코너는 노란 책만 진열하기도 해요.
이런 걸 보고 “매대가 독자에게 말을 건다 ”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그러니까 저는
“나에게 서점이란
[책을
전달하는 곳]이다.”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대표님이 책을
전달하는 방식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Q. 협동조합 대표로서, 서점이
시민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하시나요?
A. 서점이 여유를 상징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건비 때문에 서점에 카페를 만들지 못하면 커피 자판가리도 놓으면서, 고객들이 책을 통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가끔 독자와 저자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도 열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매출을 올려야겠죠.
분배된 수익이 각 서점의
이득으로 돌아가면 그것이 양적, 질적으로 충실한 서점을 만드는 원동력이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춘천의 서점문화 발전을 위해, 춘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서점에 방문해 책을 확인한 후에 구매는 인터넷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할인을 해주니까요.
서점에 처음 가면 책이 비싸게 느껴지니까 그럴 수 있지만, 서점을 여러 번 이용하면 사실 그렇지 않아요.
마일리지가 쌓이고, 현금과 같이 쓸 수 있는 할인 쿠폰도 많이 발행해드리니까요.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죠.
이러한 이유로 춘천의 큰 서점이자 문화생활 공간 역할을 했던 데미안 서점이 이번에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에서도 탈퇴하고요.
데미안 서점은 춘천의 복이었는데, 이렇게 사라지게 되어서 아쉽습니다.
춘천시민들이 지역서점을 많이 이용해준다면, 서점이라는 시민들의 공간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정가를 주고 사도 아깝지 않을 책을 서점에서도 권할 테니 시민들께서도 지역서점을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새로 오픈하는
CCbooks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CCbooks 바로가기 http://www.ccboo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