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Q&A
‘소박한풍경’이 디자인하는 상생하는 지역사회
화려하지 않더라도, 조화로운 소박함은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소박한 풍경을 디자인하는 회사.
소박한 풍경을 그려내는 ‘소박한풍경’을 소개합니다.
Q. 소박한풍경을 소개해주세요.
A. 사회적경제 기업들은 아무래도 영업활동과 함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다 보니까 특수한 부분들이 있는데요.
소박한풍경은 그런 사회적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해주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주로 디자인, 마케팅, 유통 분야에서 사회적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걸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Q. ‘소박한풍경’은 어떤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인가요?
A. 저희가 디자인회사로 시작했는데, 보통 화려한 것을 보여주려고 하거나 뽐내는 디자인들이 많잖아요.
저희는 디자인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보다는, 그 안에 담겨 있는 하고 싶은 메시지가 먼저 들어오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어요.
그걸 풍경으로 치자면 확 돋보이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묻혀 있는 것처럼, 소박한 풍경 같은 디자인을 하자. 그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Q. 대표님은 어떻게 소박한풍경을 운영하게 되셨나요?
A. 소박한풍경은 ㈜이장이라고 하는 회사의 미디어사업부에서 출발했어요.
㈜이장 안에는 관광팀, 교육팀, 건축팀, 연구소 등 굉장히 다양한 부서가 있었는데요.
독자적으로 부서를 운영하면서 독립할 준비가 되면 나가는 구조의 회사였어요.
제가 팀을 맡고 3 년 정도 되었을 때 “우리도 독립을 하자!” 해서 나왔습니다.
㈜ 이장은 농촌전문컨설팅 회사였어요. 농촌에 필요한 자원들을 엮어 주민 스스로 발전 계획도 세우고 마을을 운영하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였고,
그러다 보니 저희 미디어사업부도 일반 디자인팀과 다르게 농촌이나 작은 지역에 필요한 디자인을 제공했어요.
농촌의 지역활성화를 위한 디자인, 마케팅, 유통을 다룬 것이 소박한풍경의 출발점이었죠.
Q. 소박한풍경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
A. 소박한풍경은 주로 디자인, 마케팅, 유통을 하고 있는데, 이게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세 개가 다 이어져 있는 사업이에요.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판로 확보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디자인 영역에서의 상품 개선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디자인, 마케팅, 유통은 유기적이에요. 이렇게 세 가지를 다 하는 회사가 많지는 않은데, 저희는 좀 다르죠.
Q. 디자인 - 마케팅 - 유통이라는 한 흐름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A. 아무래도 지속가능성이죠. 일시적으로 성과를 내는 방식보다는 기업들에게 지속가능한 도움이 되는 방식을 고민해요.
홍보물을 하나 디자인하더라도, 기업에서 요청한 것 이상으로 대표님이나 실무자들과 이야기해보면서 방향성을 잡아드려요.
그러면 복잡해지는 경우도 있고 비용 대비 더 많은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서 고생할 때가 많아요.
힘들긴 하지만 그건 누구보다 기업 분들이 더 잘 알아주시죠. 여긴 다른 회사랑 좀 다르구나. 그래서 그 다음에도 계속 저희와 관계가 이어져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사회적경제 상품관 ©소박한풍경
Q. 그동안 맡았던 작업 중에서 기억에 남는 스토리가 있으셨나요?
A.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사회적경제 상품만을 모아서 판매하는 상품관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그때를 목표로 사회적기업 상품들을 고도화해서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잘 선보이려고 오래 준비했는데, 그때가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열심히 준비하기도 했는데, 성과도 있었고요.
그 전에는 발전을 하고 싶어도 매일 별 변화 없이 비슷한 상황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올림픽을 하면서 계단 하나를 올라선 느낌이 들었어요.
원래는 3개의 상품관이 2달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없어질 매장이었는데,
그때 성과가 너무 좋아서, 하나는 지금도 강릉 코레일역의 강원곳간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어요.
쿱박스 내부 ©춘천시협동조합지원센터
Q. 쿱박스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가요?
A. 소박한풍경에서는 기업의 대표님들께 마케팅에 관련한 이런저런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해요.
그런데 어느날 교육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게 내가 말한대로 하면 진짜 되는 거 맞나?”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저도 글로만 , 말로만 했지 진짜로 해보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팔아봐야겠다.
고객들은 우리 상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 상품이 경쟁력이 있는지, 이걸 직접 부딪혀서 알아봐야겠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고객들이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너무 궁금해하세요. 하지만 그걸 확인해볼 방법이 없어요.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직접 팔아보는 건데, 그때 당시만 해도 우리 기업 제품들을 어디서 받아주는 데가 없었어요.
마트는 꿈도 못 꾸고요. 어디 나가서 직접 팔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죠.
그래서 내 물건을 팔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분을 백 명만 모아서, 협동의 방식으로 공간을 운영해보기로 했어요.
이름은 협동을 뜻하는 cooperation의 coop, 이 공간을 뜻하는 box를 합쳐 ‘쿱박스’라고 지었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쿱박스를 보고 되게 의아해했어요. 카페인 것 같은데 안에서 물건도 팔고, 그 물건이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도 있는데 된장, 고추장도 팔고.
뭐하는 곳이냐면 안테나샵이죠. 물건이 팔리면 팔리는대로, 안 팔리면 안 팔리는대로 이유를 물어보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감지해서 기업 분들에게 전달해드려요.
맥심커피를 못 먹는 제가 카페를 연 이유입니다. 정말 커피만 팔 거면 카페를 열지 않았죠.
소양강 스카이워크 기념품샵 설레임 © 소박한풍경
Q. 최근 소양강 스카이워크에 오픈한 기념품샵도 소개해주세요.
A. 저희가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때 크게 세 가지 섹션의 상품을 준비했어요. 식품, 생활, 기념품. 그런데 기념품 쪽 상품이 너무 없는 거예요.
어떡하면 좋을까 하다가 저희가 춘천의 지역 작가 12명과 6개월 동안 준비를 해서 150개 정도의 핸드메이드 상품을 만들었어요.
그러다가 춘천시에서 소양강 스카이워크에 기존의 매점 대신에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기획했는데,
저희가 지역 작가 분들이랑 협업해서 판매한 경험을 살려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Q.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소박한풍경이 달성하고자 하는 소셜 미션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A.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디자인, 마케팅, 유통 서비스를 저희가 먼저 열심히 발굴하고,
그걸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저희의 소셜 미션입니다.
어디가 비어있는지, 정말 현장에서 필요한 게 뭔지 기업들과 부딪히면서 읽어내고, 좋은 정책이나 지원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업하고,
저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요.
기업 분들이 대놓고 “소박한 풍경이 있어서 참 좋다”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저는 그때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