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Q&A
어르신들의 편안한 소통의 장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
‘같이
’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
김지향 이사장님을 만나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케어카페 내부 ⓒ 춘천시 협동조합 지원센터
Q.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 저희는 이름처럼 간호사 다섯 명이 모여 협동조합 형태로 세운, 한마디로 하면 간호사협동조합입니다 .
의미를 담는다면 건강지킴이가 될 것 같아요
.
Q.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에
‘길벗’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A. 작년에 했던 마을 돌봄 시험사업을 통해 ‘간호사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지킴이 활동을 하는데 이름을 어떻게 지으면 좋을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게
‘우리는 같이 가는 것이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같다고 생각해야한다.’ 라는 말이 에요
.
그래서 처음에는 동행이라는 말을 생각했는데, 같이 계신 조합원 선생님께서
순 우리말인 길벗이라는 단어에 동행의 의미가 있다고 추천해 주셨어요
.
좀 포괄적인 단어이긴 하지만, 우리가 가는 길에
‘길벗
’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잘 맞다고 생각해서 결정했습니다
.
Q.국내 최초로 간호사 주도로 만들어진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의 설립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의도적으로 국내 최초 간호사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한 건 아니고요, 하다
보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 간호사 생활을 하다가 저도 육아를 시작하면서 같은 지역의 엄마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갖게 되었어요.
어린 아이들은 아플 때 응급실을 가도 특이 소견이 아니면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어요, 우선 열을 떨어뜨리는 게 급선무이죠.
2~3일정도 열이 떨어지도록 해줘야 하는데 이런 정보를 찾기보단 병원을
먼저 가게 되잖아요.
제가 다른 엄마들에게 이러한 점을 알려주고 제가 가진 지식을 공유하는 기회를 몇 번 갖게 되니 다들 옆에 편한
의료인이 있으니 참 좋다, 고맙다 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이때부터 간호사들이 지역에 나와서 함께 해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그분들이 저한테 주민들이 공모하는 마을자치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요청하셨고,
마을공동체 육아커뮤니티 ‘맘톡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베이킹이나 견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의료지식도 나누니
, 아이들도 좋아하고 이런 커뮤니티를 생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에 제가 방문의료활동을 했었는데, 이 활동을 진행하면서 정책적으로
얘기하는 커뮤니티 케어가 읍면동의 단위로 보면 절실히 필요하지만 잘 실시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커피 마시러 매일 가는 카페에 의사 지시 없이 할 수 있는 당뇨나 혈압 측정 등을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했던
것 같아요.
그 후 춘천사회혁신센터와 함께 건강카페를 시범 사업으로 실시함으로써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이 시작되었습니다.
케어카페 내부 ⓒ 춘천시 협동조합 지원센터
Q. 처음에는 자선사업 형태였다가 올해 협동조합이 된 것으로 알고있는데, 이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의 창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처음 실시했던 건강카페의 형식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가 힘들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힘들것이라고 판단을 내렸어요.
그래서 개인보다는 법인으로 회사를 만들고, 저와 뜻이 비슷한 분들을
조합원으로 모아 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현재 저 포함 다섯분이 계십니다.
Q.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의
‘케어카페
’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
A. 병원처럼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따뜻하게 어르신분들을 맞아주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매일 오셔서 이야기도 같이 하고 외롭지 않게 생활하실 수 있게 돕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한 곳이 바로
‘케어카페’ 에요.
어르신분들이 개인적으로 혈압을 재고
, 당을 측정하기는 어렵잖아요.
의료인들이 일상에 같이 녹아 들어야 케어가 가능한 부분인데, 의료인이
한 공간에 상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거든요.
또 수치 측정 말고도 병원을 여러 군데 가시는 어르신들은 약도 여러 개 타와서 드시는데, 그 안에 소화제 같은 중복된 약들이 있을 수 있어요.
근데 모르고 다 드시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저희가 그런 걸 확인하고 설명 드리고,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의료
지식을 알려드리는 곳이죠.
저희 케어카페에 오셔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혈압을 재보신 분이 계셨는데, 수치가
엄청 높았어요.
술을 즐겨 드시는 분이셨는데, 며칠 뒤에 술을 안 드시고 잰 결과도
비슷해서 바로 병원으로 가게 도와드렸던 적도 있었어요.
이렇게 몰랐던 몸 상태를 체크하고 병원으로 안내해드리는 일도 한답니다.
활동 모습 ⓒ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
Q.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요가시간이 있는데, 한 번도 참여를 안 하시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분이 계셨어요.
저희가 계속 집에서라도 운동하라고 알려드리고 지속적으로 설명 드렸는데, 어느
순간 요가매트로 내려오셨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같이 운동하고 있어요.
이렇다 저렇다 말은 안 해도 저희가 한 말을 귀담아들으시고 집에서도 움직이시고 요가도 함께 하려고 마음먹으신
거죠.
그때 다 박수치고 감동받았어요.
이렇게 변화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고, 일을 더 할 용기도
생겨요.
혈압 측정도 잘 안 하려고 하시던 분들이 이제는 먼저 해달라고 손 내미시고, 환한
얼굴로 문 열고 들어오시는 걸 보는 게 보람차고 뿌듯해요.
또 요즘 코로나로 몇 주 문을 닫고 다시 열었을 때, 어르신분들이
너무 오고 싶었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을 때 참 기뻤어요.
활동 모습 ⓒ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
Q.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여러 유효간호사들이 조합원으로 들어와서 자신의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사회에 발휘하고, 지역과 함께하며 치료 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은 춘천시에 약사리문화마을과 효자동뿐이지만 강원도 전체에 확장 시키고
, 더
나아가 전국에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
될 수 있으면 여기서 의료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을 소통하는 자리를 계속 만들고 있어요.
이게 자리잡아가면 젊은 학생들과도 나와서 활동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각박한 사회에서 기계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터치가 필요한 법이거든요.
젊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간호사들이 지역에 나와보면 간호학적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Q.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지금은 약사리문화마을에서 매일 하는 헬스케어프로그램, 케어카페가 주사업이에요.
또 보건복지부 통해서 하는 사회 복지사업인데, 효자동 청소년 수련관에
주민 커뮤니티 공간인 효자사랑방이 있어요.
매일은 아니고 화요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려요.
두가지 사업을 병행 중인데, 이것을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잘 하는
게 첫 번째 에요.
다른 지역에 조합원이 더 들어와서 하게끔 하는 것이 두 번째 계획이에요.
보건소나 치매 안심센터 같은 공공의 영역과 연계해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고, 대상자
중심으로 잘 살수 있게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소통하고 있어요.
제가 하는 일들을 이야기하고
, 협동조합과 사회적 가치를 알려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입니다.
작년에 시범사업을 할 때 대상자로 참여하셨던 분이 찾아오셔서 장애우의 건강 복지를 위해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그래서 장애우의 건강과 활동지원사, 가족분들을 챙기고 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사업을 해보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단기간에 될 순 없겠지만 차근차근 쌓아 나가보려고요.
의료인으로서의 간호인력들이 함께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길벗마을돌봄간호사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미션은 무엇인가요?
A. ‘지역의 케어관리자로서의 간호사,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치료공동체 만들어 가기’ 에요.
미국이나 유럽은 간호사가 케어매니저도 함께 하고있어요.
우리나라도 인식을 바꿔서 돌봄의 영역에 대한 지역 의료인이 나와야 네트워크 형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추가적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앞서 드렸던 말씀인데 공급자와 수요자는 같아서 함께 가야해요.
‘같이'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대상자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던 것들을 모으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각자의 자리에서 욕심부리지 않고 일하면서 선한 방향으로 가고 싶어요.